돌아온 탑건
탑건(1986)이 36년만에 돌아왔다. 20대의 꽃미남 주인공이었던 탐 크루즈는 꽃중년이 되어서 돌아왔다.
인디아나 존스가 20년만에 돌아왔을 때 해리슨 포드가 반가웠지만 나이가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반면, 돌아온 탐크루즈에게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60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반항아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배우들이 가장 열심히 찍은 해변의 럭비씬에서도 젊은 배우 못지 않은 근육들을 보여준다.
아마 주인공이 그냥 잘 생기기만 한 배우였다면 탑건1도 2도 이렇게 사랑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탐크루즈는 바람둥이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천재 ‘매버릭’이라는 캐릭터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고 매력적인 주인공 외에도 탑건1을 떠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발 킬머는 나이든 모습으로 나와 열연했고 파트너 ‘구스’는 회상 장면으로 등장한다.
대사는 별로 없었지만 당대 꽃미남 배우 중 하나였던 발킬머를 다시 보니 반가웠다.
두 배우는 세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발킬머는 실제로 건강이 좋지 않아 더 나이들어보인다.
그는 후두암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데도 영화에 출연했다고 한다.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영화에 대한 애정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건강이 나아져 이 작품이 그의 유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실화와 허구의 적절한 믹스
탑건1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흥행에 성공했고 평론가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대중성과 작품성을 다 챙길 수 있었던 바탕은 재미와 개연성을 둘 다 챙긴 각본에 있다.
대중과 평단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허구와 사실의 적당한 조합이다.
소설을 예로들자면 ‘노인과 바다’가 실화기반이며 둘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람들이 영화나 소설에 원하는건 다큐가 아니며 사실만을 다룬다면 재미가 떨어질수밖에 없다.
물론 F-35 대신 F-18을 이용하는 등 작위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는 촬영 그리고 관객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반대로 완전히 허구였다면 주인공의 의견에 공감하기 힘들었을테고 개연성 역시 떨어졌을 것이다.
이번 영화 스토리도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한편 진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실제로는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핵시설을 초 장거리 저공비행으로 파괴한 사건에 배경을 둔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실에서 우러전쟁이 한창이기때문에 관객들도 ‘탑건’을 보면서 더 몰입되고 긴장감이 고조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주인공과 상관이 보여주는 의견대립은 영화상에서 금방 넘어가지만 생각을 하게 만든다.
- 성공률이 낮지만 전원이 생환할 수 있는 작전
- 일부 대원이 죽을 수 있지만 성공률이 높은 작전
둘 중 어느 것이 좋은 작전이고 어느 것이 최선일까? 명확한 답이 없기때문에 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요즘 다시 읽고있는 해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기때문에
더 몰입하며 영화를 보았다.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기승전결이 깔끔한 장르물의 교본같은 영화이다.
탑건 첫번째 작품이 청춘스타 탐 크루즈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처럼
이번 작품은 중년 배우로써 좋은 전환점이 될 것이다.